서남권의 문제는 "의대가 없다"가 아니라 "의사가 머물 이유가 없다"입니다. 지금 의대를 신설해도 인가·개교(2~3년), 예과·본과(6년), 수련(4~5년)을 거쳐 첫 전문의가 서남권 진료실에 앉기까지 12~14년이 걸립니다.
그러나 통합특별시는 2026년 7월 1일, 그보다 빠른 수단을 이미 손에 넣었습니다. 바로 27개 시군의 '단일 고용주이자 단일 인허가권자'라는 지위입니다. 이 제안은 그 권한만으로 3년 내 서남권 필수의료 전문의 100명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1. 문제 진단
2026년 8월 30일, 전남 국립의대 신설 후보대학 심사에서 국립순천대 89.15점, 국립목포대 87.85점으로 단 1.30점 차가 승부를 갈랐습니다. 이후 처분취소소송과 집행정지 신청, 교육부 이의신청, 서남권 총궐기대회, 심사위원 고발까지 이어지며 동/서부권 갈등은 통합특별시 출범 두 달 만의 최대 리스크가 되었습니다.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서남권 주민의 상대적 박탈감을 직접 언급하고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방안 검토를 주문했으며, 통합특별시는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서남권 발전전략 TF를 가동했습니다.
해당 상황에서 의대 정원 유치는 장기적인 목표가 되었기에 현 시점에서는 가장 시급한 서남권 의료 인프라 확충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정책 문제를 "목포에 의대를 어떻게 주느냐"가 아니라, "의대를 받지 못한 서남권에 의대에 버금가는 실질을 지금 당장 어떻게 만드느냐"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1-1. 서남권 의료의 구조적 결손
서남권 의료 현황은 통합특별시 내 타 지역과 비교하여 매우 미비한 상황입니다. 상급종합병원은 서남권 전역 0개소이며,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는 목포한국병원 1개소(민간, 600병상, 전문의 60여 명)가 목포, 무안, 신안, 영암, 완도, 진도, 해남 7개 시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닥터헬기가 목포한국병원 배치(2011년 전국 최초, AW-169 1대)되어 있으나 사실상 주간 운항 중심으로, 야간 응급 상황은 공백으로 머물러 있습니다. 또한 서남권의 도서 여건은 전국 유인도서 484개 중 199개(41%)가 서남권에 집중되어 지리적으로 접근이 어려우며, 인구구조도 65세 이상 비율, 치매환자 수, 중증장애인 비율 모두 동부권 대비 높아 의료 수요는 더 높은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서남권의 의과대학은 0개, 수련병원 기반 취약 문제는 전공의 유입 경로 자체가 없어 의료인프라가 약화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습니다. 목포시와 지역 정치권은 "3시간 이내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지 못할 경우 사망 확률 20.7%"를 근거로 제시해 왔습니다. 서남권은 수요(고령·도서·중증)는 전국 최상위, 공급(인력·시설·이송)은 전국 최하위인 전형적 역(逆)의료법칙 지역으로 의료 인프라의 확충은 단순한 의대 유치를 넘어 시급한 지역 현안인 셈입니다.
1-2. 인력 병목 문제
지방의료 정책이 반복 실패한 지점은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었습니다. 대표 사례가 2022년 도입된 공공임상교수제입니다. 국립대병원 소속 정년트랙 의사를 지방의료원에 순환배치하는 제도였으나, 총 모집 150명 중 지원자 30명에 최종 선발 23명 (충원율 15.3%), 인근의 전북대병원은 19명 모집에 지원자 3명으로 지원자가 극히 저조하였으며 그나마 선발된 인원도 지방의료원 소속 의사가 공공임상교수로 임용되어 원래 근무지에서 그대로 순환근무한 사례가 8건이었습니다. 제도의 취지가 무력화된 것입니다.
실패 원인은 이미 명확히 규명되어 있습니다.
하나, 법적 근거 부재로 인한 신분·처우의 불확실성.
둘, 국립대병원 자체의 교원 정원 제약과 인력난.
셋, 파견 이후의 경력경로 부재.
서울대병원 연구(2023)조차 "공공임상교수제는 서울대병원 정도 규모가 되어야 실현 가능한 제도"로 평가했습니다. 이 제안은 위 세 가지 실패 원인을 통합특별시의 조례권·재정권·단일 고용주 지위로 정면 해소하는 것을 설계의 제1원리로 삼습니다.
1-3. 행정통합이 만든 새로운 정책수단
통합 이전에는 불가능했으나 2026년 7월 1일 이후 가능해진 것들이 있습니다. 통합 이전에는 광주(전남대·조선대 의대)와 전남이 별개 지자체여서 의료인력 공동 운용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나 통합 이후 의대 2개와 신설 예정 1개, 관내 상급종합병원 다수를 '하나의 지자체'가 정책대상으로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통합 이전에는 22개 시군이 각자 의사 채용 경쟁을 벌였고 개별 군 단위로는 필수과 전문의 1명도 확보하지 못했으나 통합 이후에는 단일 광역 고용주로서 통합 채용과 순환배치가 가능합니다.
본 제안은 서남권 문제의 해법은 "목포에 하나 더 짓는 것"이 아니라, 이미 통합특별시 안에 있는 의료·교육 자산을 서남권으로 흐르게 만드는 '배관(bridge)'을 까는 것을 말하고자 합니다.
2. 정책 제안
본 제안의 설계 원리는 하나입니다. 서남권에 없는 것을 새로 짓지 않고, 통합특별시 안에 이미 있는 것을 서남권으로 흐르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의사를 길러내는 단계(양성), 붙잡아 두는 단계(고용), 살게 만드는 단계(정주)를 끊김 없는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합니다. 목표는 3년 내 서남권 필수의료 전문의 100명 확보입니다.
이 목표가 현실적인 이유는 명확합니다. 지금 의대 신설이 확정되더라도 인가와 개교에 2~3년, 예과와 본과에 6년, 인턴과 전공의 수련에 4~5년이 필요해 첫 전문의가 서남권 진료실에 앉기까지는 12~14년이 걸립니다. 서남권 주민은 2040년까지 기다릴 수 없습니다. 반면 아래 세 단계는 모두 통합특별시의 조례권과 예산권, 협약 체결권만으로 즉시 착수할 수 있으며 법률 개정을 전제하지 않습니다.
2-1. 양성 : 서남권 임상교육거점 구축
첫 번째 축은 통합특별시 관내에서 교육받는 모든 의대생이 서남권을 반드시 경험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핵심은 전남대 의대, 조선대 의대, 그리고 신설될 순천대 의대를 대상으로 '서남권 임상실습 12개월 트랙'을 공동 운영하는 것입니다. 본과 3~4학년 임상실습 중 누적 12개월 이상을 서남권 교육병원에서 이수하도록 하고, 정원의 일정 비율을 초기 20퍼센트에서 5년 내 40퍼센트까지 의무 배정합니다. 실현 수단은 재정입니다. 통합특별시가 의대 신설 지원 및 대학병원 건립·운영비를 지원하는 대신, 서남권 임상실습 의무 이수를 협약에 명문화하는 조건부 지원 방식을 택합니다. 전남대와 조선대에 대해서는 기존 시비 지원사업 협약에 동일 조항을 반영합니다.
이 조항은 현재의 갈등 국면을 푸는 열쇠이기도 합니다. 순천대 의대 설립을 반대하지 않되 "통합특별시의 재정지원을 받는 의대는 서남권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면, 의대 소재지를 둘러싼 경쟁은 더 이상 한쪽이 얻으면 다른 쪽이 잃는 구조가 아니게 됩니다. 목포는 의대 건물이 아니라 의사를 만드는 실질 기능을 확보하게 됩니다.
설계의 근거는 호주 사례입니다. 호주 정부는 연방 지원 의대생의 25퍼센트가 농촌에서 임상수련을 받도록 22개 농촌임상교육원(Rural Clinical School)을 운영해 왔습니다. 12개 교육원이 2011년 졸업생을 공동 추적한 연구에 따르면 12개월 이상 농촌 임상실습을 한 학생은 졸업 5년 후 농촌에서 근무할 확률이 1.5~2.6배 높았으며, 주목할 점은 농촌 출신이 아닌 도시 출신 학생에게도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Seal 외(2022)의 후속 연구는 졸업 5년과 8년 시점 모두에서 이 효과가 유지됨을 확인했고, Pillen 외(2026)가 43편을 검토한 스코핑 리뷰는 1년 이상의 농촌 수련이 용량-반응 관계로 효과를 낸다는 점을 일관되게 보고했습니다. 요컨대 의대가 어느 시(市)에 있느냐보다 학생이 어디서 1년을 보내느냐가 정착을 결정합니다. 서남권은 의대 소재지를 잃었지만 임상교육 거점은 지금 당장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할 교육병원 네트워크도 함께 지정합니다.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 닥터헬기를 운영하는 목포한국병원을 핵심병원으로 두고, 목포권 종합병원과 해남·완도·진도·신안의 공공병원 및 보건의료원을 연계병원으로 편성합니다. 통합특별시는 교육전담 지도전문의 인건비, 목포 시뮬레이션센터 구축, 학생 기숙사와 교통비를 전액 지원합니다.
아울러 고교에서 의대를 거쳐 다시 서남권으로 돌아오는 지역인재 파이프라인을 구축합니다. 서남권 소재 고교생을 대상으로 목포한국병원과 목포대가 연계한 의·약·간호계열 조기 진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인재전형 진학자에게는 통합특별시 장학금을 지급하되 서남권 의무복무 계약을 함께 체결합니다.
2-2. 고용 : 전남광주 필수의료 공공의사단 설치
두 번째 축이자 본 제안의 최우선 핵심 사업입니다. 발상은 단순합니다. 개별 시군이 각자 의사를 뽑지 못한다면, 특별시가 직접 고용해서 보내면 됩니다.
통합특별시 조례로 전남광주 공공보건의료재단(가칭)을 설립하고 그 산하에 공공의사단을 둡니다. 신분은 정년이 보장되는 정규직으로 하되 신분과 처우를 조례에 명시해 법정화합니다. 정원은 국립대병원 교원 정원과 무관하게 특별시가 별도로 운영합니다. 배치는 목포를 중추로 하고 해남·완도·진도·신안을 위성으로 하는 5개 거점 순환 방식입니다. 우선 충원 진료과는 서남권 수요를 기준으로 응급의학과, 외상외과, 심장내과, 신경과(뇌졸중),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입니다.
이 설계는 1-2에서 짚은 공공임상교수제의 세 가지 실패 원인에 하나씩 대응합니다. 신분 불안정에는 조례에 의한 정년 보장으로, 국립대병원 정원 제약에는 특별시 별도 정원으로, 경력단절에는 아래의 경력경로 설계로 답합니다.
경력경로 설계의 원칙은 서남권 근무가 커리어의 손해가 아니라 이득이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공공의사단 소속 의사에게는 전남대병원, 조선대병원, 신설될 순천대병원의 임상겸직교수를 자동 발령하고, 특별시 지정 연구비를 우선 배정하며 도서·고령의료 특화 연구과제를 부여합니다. 4년 근무 시 1년간 국내외 연수를 전액 지원하고, 의무기간 종료 후에는 관내 상급종합병원 트랙 우선 편입을 보장합니다. 보수는 수도권 동일 연차 대비 1.5~2배 수준에 도서벽지 근무수당을 더하고, 주 4일 진료에 1일 교육·연구를 배정합니다.
편법을 막는 장치도 제도 안에 내장합니다. 기존에 서남권에서 근무하던 의사의 소속 전환은 실적에서 제외하고 신규 순증 인원만 인정하며, 서남권 실근무 연 200일 이상을 충족할 때만 인건비를 지급합니다. 시군별 배치인원과 진료실적은 분기별로 공개합니다. 전북대병원에서 확인된 '소속만 바꾸는 순환' 8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 방식의 효과는 일본의 장기 데이터가 뒷받침합니다. Matsumoto 외(2021)는 2014~2018년 신규 면허 의사 2,454명과 동일 연차 전체 의사 40,293명을 추적한 전국 코호트 연구에서, 졸업 5년차에 인구밀도 최하위 지역에서 근무할 상대위험도를 모델별로 제시했습니다. 지자체가 직접 배치하는 자치의과대학 모델이 4.0배(95퍼센트 신뢰구간 3.7~4.4)로 가장 높았고, 지역정원과 장학금을 결합한 모델이 3.1배, 장학금만 지급한 모델이 2.5배, 지역정원만 운영한 모델이 2.0배 수준이었습니다. 장학금만으로도 효과는 있지만, 입학부터 교육과 배치까지 지자체가 끝까지 책임지는 통합모델이 압도적으로 강력하다는 뜻입니다. 논문은 그 이유를 "의과대학이 학부교육을, 도도부현이 배치를 각각 책임지고 양자가 긴밀히 협력하는 구조"로 설명하는데, 이는 정확히 지금의 통합특별시가 구현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인건비를 공공이 직접 지급하는 방식은 한국에서도 이미 효과가 실증되었습니다. PLOS Global Public Health(2023)에 실린 권역외상센터 후속 관찰연구는 정부가 지정 기관당 시설·장비와 함께 전담 외상전문의 25명분 인건비를 직접 지원한 결과 외상진료 성과가 개선되었음을 보고했습니다.
2-3. 정주 : 병원이 섬으로 가는 접근성 체계
세 번째 축은 주민이 병원까지 가지 못한다면 병원이 주민에게 가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가장 먼저 착수할 과제는 닥터헬기의 24시간 운항 전환입니다. 경기도는 2019년 전국 최초로 24시간 운영에 들어갔는데, 성패를 가른 것은 헬기 기종이나 대수가 아니라 공공청사와 학교운동장, 공원 등 이착륙 인계점 2,420개소를 일괄 확보한 행정력이었습니다. 여기서 통합특별시의 고유한 강점이 결정적으로 작동합니다. 과거에는 22개 시군과 개별 협약을 맺어야 했지만 지금은 27개 시군이 한 행정체이므로 인계점 전면 개방을 행정명령 한 건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야간 이착륙 조명과 GPS 접근절차를 도서 30개소부터 순차 정비합니다. 이 과제는 예산 대비 효과가 가장 크고 6개월 내 실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행정통합의 성과를 시민이 가장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다음으로 도서 응급의료를 세 겹으로 설계합니다. 예방과 1차 진료는 공공의사단이 파견하는 섬 순회진료팀과 보건지소 원격협진 상시화가 담당하고, 이송은 신안과 진도에 배치하는 응급전용선과 24시간 닥터헬기가 담당하며, 최종치료는 목포한국병원에 설치할 서남권 통합응급관제센터가 관내 전 응급환자의 병상과 전원을 실시간으로 조정합니다.
마지막으로 의료인 가족 정주패키지를 가동합니다. 의사 한 명을 데려오려면 가족 네 명의 생활을 설계해야 합니다. 목포 도심에 가족형 공공임대를 즉시 배정하고, 목포권 거점학교 지정과 기숙형 운영을 통해 자녀 교육을 집중 지원하며, 배우자에게는 해상풍력·조선 산업 및 공공기관 채용을 연계합니다. KTX 목포역과 서울을 잇는 정기권과 문화패스도 함께 제공합니다.
2-4. 확장 : 중앙정부 지원과 타 광역 연계
2-1부터 2-3까지가 통합특별시 자체 권한만으로 실행 가능한 핵심이라면, 이 항목은 중앙정부 및 타 광역과의 연계로 규모를 키우는 부분입니다.
산업 측면의 핵심은 목포신항에 서남권 오프쇼어 아카데미를 설립하는 것입니다. 서남권은 이미 신안 8.2기가와트 해상풍력(26개 단지, 48조 원, 2035년 목표)이라는 자산과 국내 유일의 해상풍력 전용 지원항만인 목포신항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6년 7월 고시된 제4차 전국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에 목포항 해상풍력 지원 2선석이 반영되어 실행 기반도 확보되었습니다. 문제는 건설 단계의 고용이 한시적인 반면 20년 이상 지속되는 유지보수(O&M) 인력을 길러낼 체계가 없다는 점입니다. 통합특별시와 항만공사, 노동조합, 발전사가 4자 협약을 맺어 목포해양대·목포대·전남도립대 연계 학위 및 자격 과정, 어업인과 조선업 종사자를 위한 전환 재교육 과정, 국제 풍력 안전훈련(GWO) 인증센터를 한 곳에 집적합니다.
이 구상의 근거는 덴마크 에스비에르 항입니다. 1868년 개항한 어업항이었던 이곳은 2002년 덴마크 최초의 대형 해상풍력단지 Horns Rev 1의 조립·출항 기지가 되면서 전환에 성공해, 현재 450만 제곱미터 규모에 200개 이상 기업과 약 1만 명을 고용하는 유럽 최대 해상풍력 모항이 되었습니다. Oxford Open Energy(2023)가 덴마크 남부와 프랑스 노르망디를 비교한 연구는 선도지역과 후발지역을 가른 결정적 변수로 '지자체가 소유한 항만공사가 시스템 빌더 역할을 수행했는지'를 지목했습니다. 또한 항만공사와 노조가 협약해 설립한 Offshore Academy가 어민과 부두노동자, 석유가스 노동자의 전환 재교육을 담당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개별 기관의 산발적 지원이 아니라 자원 공유와 행위 조정을 담당하는 단일 조정기구가 있어야 임계질량에 도달한다는 것은 원주 의료기기 클러스터 연구(한상일·유평준, 2008)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된 결론입니다.
중앙정부에는 장관급 시장의 국무회의 발언권을 활용해 네 가지를 건의합니다. 하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특별법을 개정해 지역필수의사 계약제의 국비 매칭 근거, 공공임상교수 정원의 특별시 별도 배정 특례, 의료취약지 응급의료 국고보조율 상향을 담은 서남권 의료특례를 신설하는 것입니다. 둘, 상급종합병원 지정 시 진료권역 설정에 도서 접근성 가중치를 반영하는 특례입니다. 셋, 신안 프로젝트의 최대 리스크인 계통 병목 해소를 위해 해상풍력 공동접속설비를 국가기간 전력망에 반영하는 것입니다. 넷, 이미 국회 발의 이력이 있는 국립대병원 설치법 개정을 통해 공공임상교수의 신분을 법제화하는 것입니다.
타 광역과는 세 방향으로 연계합니다. 전북특별자치도와는 군산항과 목포항을 잇는 서해안 해상풍력 유지보수 공동 벨트를 구축하고, 제주특별자치도와는 도서 원격의료 및 응급이송 공동 프로토콜과 닥터헬기 상호지원 협정을 체결하며, 경상남도와는 현대삼호중공업과 대불산단을 축으로 조선기자재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공급망을 협력합니다.
2-5. 실행 로드맵과 소요 재정
1단계는 2026년 10월부터 2027년 3월까지로, 닥터헬기 24시간 전환과 인계점 일괄 개방, 공공의사단 설치 조례 제정, 3개 의대 임상실습 협약 체결에 착수합니다. 소요는 연 100억 원 내외로 추산됩니다.
2단계는 2027년부터 2028년까지로, 공공의사단 1차 30명을 채용·배치하고 목포에 서남권 임상교육거점을 개소하며 오프쇼어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의료인 정주패키지를 가동합니다. 소요는 연 400~600억 원 수준입니다.
3단계는 2029년부터 2031년까지로, 공공의사단 100명을 달성하고 서남권 임상실습 정원을 40퍼센트까지 확대하며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추진하고 중앙정부 특례 입법을 완료합니다. 소요는 연 800~1,000억 원 수준입니다.
재정 규모를 비교하면 판단은 더 분명해집니다. 의대 신설과 대학병원 건립은 통상 1조 원 이상이 소요되고 첫 전문의 배출까지 12~14년이 걸리는 반면, 본 제안은 그 예산의 일부로 3년 내 전문의 100명을 서남권에 배치합니다. 양자는 서로를 대체하는 관계가 아니라 선후 관계이며, 본 제안이 축적하는 인력과 교육 기반이 향후 서남권 대학병원 설립의 전제조건이 됩니다.
3. 기대 효과
3-1. 정책 평가
실현가능성 측면에서 이 제안의 강점은 결정적입니다. 2-1부터 2-3까지 전부가 통합특별시의 조례와 예산, 협약만으로 실행 가능하며 법률 개정을 전제하지 않습니다. 닥터헬기 24시간 전환은 6개월 내 달성할 수 있고, 대통령 지시와 서남권 발전전략 TF 가동으로 정치적 추동력도 이미 확보된 상태입니다.
경제성 측면에서는 의대와 병원을 신설하는 방식 대비 초기투자가 10분의 1 이하입니다. 목포한국병원의 권역센터 기능, 기존 닥터헬기, 관내 3개 의대, 목포신항이라는 기존 자산을 활용하므로 신규 건설이 최소화됩니다. 인건비를 공공이 직접 지급하는 핵심 구조는 권역외상센터 사업에서 이미 효과가 실증된 방식입니다.
지속성 측면에서는 조례에 의한 신분보장과 경력경로 설계가 단발성 파견이 아닌 순환 재생산 구조를 만듭니다. 임상실습 트랙은 매년 자동으로 반복되고, 해상풍력 유지보수는 20년 이상 상시 수요가 발생합니다.
효과성 측면에서는 일본의 3.1~4.0배, 호주의 1.5~2.6배라는 국제적으로 반복 검증된 개입을 채택했다는 점이 근거가 됩니다. 나아가 성공사례만 차용한 것이 아니라 국내 실패사례인 공공임상교수제의 충원율 15.3퍼센트라는 결과와 그 원인까지 설계에 역으로 반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갈등 해소 효과가 있습니다. 순천대 의대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서남권에 실질을 부여함으로써 동부권과 서부권의 제로섬 구도를 양쪽이 함께 얻는 구도로 전환하며, 소송과 고발로 치닫는 현 국면에 정치적 출구를 제공합니다.
3-2. 성과지표
서남권 필수의료 전문의는 현재 0명에서 2028년 50명, 2031년 100명을 목표로 합니다. 서남권에서 12개월 임상실습을 이수하는 의대생은 현재 0명에서 2028년 40명, 2031년 연 100명으로 늘립니다. 닥터헬기 야간 출동은 현재 0건에서 2028년 상시 운항 체제를 거쳐 2031년 연 150건 이상을 목표로 합니다.
의료 성과지표로는 중증응급환자의 관내 진료 비율을 2028년까지 10퍼센트포인트, 2031년까지 20퍼센트포인트 높이고, 서남권 치료가능사망률을 감소 전환시켜 2031년에는 전국 평균 수준에 접근시킵니다. 산업 지표로는 해상풍력 유지보수 부문의 역내 상시고용을 2028년 300명, 2031년 1,000명으로 확대합니다. 정착 지표로는 서남권 임상실습 이수자의 5년 후 역내 잔류율 30퍼센트 이상을 2031년 목표로 설정합니다.
다만 여기에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조치가 있습니다. 2026년 하반기 중 서남권 의료 기준선 조사를 실시해 치료가능사망률, 중증응급 관내 진료율, 진료과별 전문의 분포, 역외유출 환자수를 확정해야 합니다. 측정하지 않으면 근거기반정책이 아니며, 성과지표도 검증할 수 없습니다.
4. 결론
서남권이 36년간 요구해 온 것은 건물이 아니라 어디에 살든 동등한 생명권이었습니다. 1.30점 차의 심사 결과가 그 요구를 무효화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의대는 그 요구에 답하는 가장 느린 수단입니다. 지금 인가가 나더라도 서남권 주민이 첫 전문의를 만나는 것은 2040년경입니다.
서남권 대도약의 첫 번째 증거는 행정통합이 실제로 서남권 주민의 생명을 구했다는 사실이어야 한다는 것이라 생각하며 본 제안을 제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