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태
서남권의 대학들은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산업과 연계하기 위해 대학 간 학점교류와 공유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전남 RISE는 공유대학, 공유캠퍼스, 대학·기업·연구기관의 교육·연구 인프라 공동활용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광주·전남권에서도 여러 대학이 참여하는 학점교류가 실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제도는 ‘더 많은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학생이 재학 중 강좌 폐강이나 미개설, 담당교수 부족, 학과 개편 등의 상황을 맞았을 때 학업을 중단 없이 이어갈 수 있도록 보장하는 장치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실제 학점교류 안내에서도 이후 해당 교과목이 개설되지 않을 경우 재이수가 어려울 수 있음을 안내하고 있다. 특히 소규모 학과에서는 특정 전공과목이 개설되지 않으면 학생이 졸업에 필요한 과목을 제때 이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대학 간 교육자원을 연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학생의 입장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졸업에 필요한 학습 경로가 끊기지 않는 것’까지 보장하는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개선방안
‘서남권 대학 학업연속보장제’를 구축하여 대학의 교육공급 상황과 관계없이 학생의 학업 경로가 끊기지 않도록 한다. 핵심은 새로운 공유대학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대학 간 학점교류와 공유교육 체계를 활용해 ‘학업 중단 위험이 발생했을 때 작동하는 보장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첫째, ‘학업연속보장 대상’을 명확하게 정한다. 전공필수 또는 졸업필수 과목의 폐강·미개설, 학과 개편·통폐합, 교원 확보 문제 등으로 정상적인 이수가 어려워진 경우를 대상으로 한다. 학생 개인의 단순 수강신청 실패까지 모두 보장하는 방식은 제외하고, 대학의 교육과정 변화나 공급 부족으로 학생에게 불가피한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에 한정한다.
둘째, 서남권 대학의 교과목을 ‘대체 이수 가능 과목’ 중심으로 연결한다. 각 대학이 매 학기 개설 예정 과목과 폐강 가능성이 높은 과목을 사전에 공유하고, 전공·학습내용·학점·성적평가 기준 등을 비교해 대체 가능한 과목을 지정한다. 학생의 소속 대학 과목이 폐강되면 다른 대학의 동일·유사 과목을 안내하고, 소속 대학의 학사 규정에 따라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사전에 협약한다. 이렇게 하면 학생이 문제가 발생한 뒤 여러 대학의 학사 담당 부서를 직접 찾아다니는 불편도 줄일 수 있다.
셋째, ‘학업연속보장 창구’를 운영한다. 학생이 폐강이나 미개설 사실을 확인하면 온라인 창구에서 본인의 학년·학과·졸업요건을 확인하고, 대체 가능한 과목과 수강 가능한 대학을 한 번에 안내받도록 한다. 단순 검색 서비스가 아니라 해당 과목이 졸업요건을 충족하는지까지 소속 대학이 확인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넷째, 시간표와 이동 문제를 함께 해결한다. 다른 대학의 과목을 수강해야 하는 경우 온라인 수업을 우선 활용하되, 대면수업이 필요한 과목은 통학 가능한 대학을 우선 배정한다. 필요한 경우 집중이수제, 주말수업 등 대학별 학사제도와 연계해 학생의 추가 이동 부담을 최소화한다.
다섯째, 학생에게 불리한 추가 비용을 최소화한다. 타 대학 과목을 이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교통비·수강료 등의 문제를 별도 기준으로 정하고, 학업연속보장 대상으로 인정된 학생에게는 일정 범위의 지원을 검토한다. 특히 특정 대학의 교육과정 변화 때문에 학생이 추가 비용을 부담하는 상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매 학기 ‘학업연속성 위험과목’을 점검한다. 폐강률, 수강인원, 전공필수 여부, 대체과목 존재 여부 등을 분석하여 다음 학기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과목을 미리 파악한다. 1단계에서는 목포·무안·신안 등 서남권 대학을 중심으로 시범운영하고, 성과가 확인되면 광역권 전체로 확대한다.
이 제도의 차별점은 대학 간 강의를 단순히 많이 공유하는 데 있지 않다. 이미 RISE에서 공유대학과 학점교류가 추진되고 있는 만큼, 기존 체계를 활용하면서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비어 있던 ‘학생의 졸업까지 책임지는 안전망’을 추가하는 것이다.
기대효과
가장 큰 효과는 학생이 대학의 교육과정 변화 때문에 졸업이 늦어지는 일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전공필수나 졸업필수 과목이 폐강되거나 학과 개편으로 정상적인 수강이 어려워지더라도 다른 대학의 대체과목을 통해 학업을 계속할 수 있어 학생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든다.
둘째, 대학의 규모와 관계없이 교육기회를 보완할 수 있다. 모든 대학이 모든 전공과목을 충분히 개설하기는 어렵지만, 서남권 대학 전체의 교육과정을 연결하면 한 대학에서 부족한 과목을 다른 대학의 교육자원으로 보완할 수 있다. 이는 대학 간 경쟁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각 대학이 잘하는 분야를 유지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서로 보완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셋째, 학생의 지역 이탈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원하는 과목을 듣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편입하거나 휴학·재수를 선택하는 대신 서남권 안에서 학업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은 학생에게 안정적인 학업경로를 제공하고, 지역은 청년이 지역에서 공부하고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넷째, 기존 RISE 공유대학과 학점교류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현재의 공유교육 체계가 ‘교육자원을 함께 이용하는 시스템’이라면 학업연속보장제는 여기에 ‘교육과정이 끊겼을 때 학생을 보호하는 기능’을 더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서남권 대학 경쟁력을 대학의 규모나 순위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입학한 순간부터 졸업할 때까지 안정적으로 학업을 이어갈 수 있는 환경으로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 수 있다. ‘어느 대학에 입학했느냐’뿐 아니라 ‘서남권 안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학업을 완주할 수 있느냐’를 보장함으로써 서남권 전체를 하나의 교육안전망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이 제도의 목표다.
*** 이 제안은 ‘공유대학’이 아니라 ‘보장제’로 기존 RISE의 학점교류가 가진 실제 한계인 “다음 학기에 강좌가 다시 개설되지 않으면 재이수가 어려울 수 있음”을 해결한다는 논리임!!